| 제목 |
자원봉사, 아름다운 삶의 에너지로 충전 가득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07-01-09 |
조회수 |
7726 |
|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
‘도서목록’을 정리하고 ‘카페’에 올려놓자 잠깐의 긴장이 풀렸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책 가운데서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지 항상 고민스럽다.
엄마와 아기들이 함께 보는 그림책에서부터 초등, 청소년, 일반인들이 읽으면 좋을 도서목록을 선정할 때는 나름대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마다 독서력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어서 개성과 관심도에 따라 좋아하는 책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책을 예를 든다면 아이는 물론 선생님과 학부모 또는 나이를 초월해 모든 이들이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일은 그 아이들을 건강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가장 좋은 길이며, 그 책을 읽는 어른들에게도 기쁨을 안겨주는 일이다.
유성구 신성동 ´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된지 일 년이 조금 넘는다. 경기도에 살다가 대전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였다. 동사무소에 볼 일을 보러갔다가 만난 작은도서관은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낯선 동네, 낯선 사람들뿐인 곳에서 책은 나를 위로하고 아무 때나 찾아가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 친구 같은 책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걸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것도 내겐 복이었다.
동사무소 한 켠에 위치한 작은도서관 역시 꾸려진 지 얼마 안된 마을도서관이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대출업무나 책꽂이 정리 따위에 손길이 있어야 했고, 그래서 몇몇 뜻있는 엄마들이 시간을 내어 봉사를 하게 되었다.
도서관 자원봉사에 의미를 두기 위해 ‘책사모(책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어 한 달에 두 번 책을 읽고 토론하는 만남도 이루어졌다. ‘책사모’에 나가면서부터 나의 생활은 변화되었다. 책을 통해 얻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고 싶었다.
그 생각은 나를 ‘책으로’ 적극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도서관의 책을 구입할 때마다 도서목록을 작성하는 일은 그렇게 해서 하게 되었다.
유성도서관의 독서동아리는 신성동 작은도서관 자원봉사를 하면서 연결이 되었다. 지난해 3월부터 하게 된 독서동아리는 같은 학년의 초등학생 열 명이 한 모둠이 되어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독후활동으로 책의 내용을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다. 같은 책을 읽고도 열 명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제각각 다양하게 드러나는 모습은 내겐 또 다른 가르침이었다.
도서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눈에 드러나거나,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크고 거창한 일들이 아니다. 오히려 동네사람들이 찾아오면 정리된 서가에서 책이 눈에 띄도록 책의 ‘얼굴’을 닦아주고, 대출했던 책의 반납이 늦어지면 전화를 하며 독려하는 일 등 어쩌면 지극히 작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작은 일들이 모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지역의 열악한 독서환경조성에 자원봉사자의 활동은, 독서토론회나 책읽어주기모임, 자녀의 독서와 숙제지도, 그리고 벼룩시장의 실용성 위주의 프로그램 등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이런 분위기는 봉사자의 자긍심을 느끼게 하고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한 몫을 하며 나의 가치를 높인다.
창의력이 중요시되는 요즘, 책은 가장 효과적인 매체이다. 우리 생활 속에 밀착된 독서환경을 만드는데 나의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큰 힘으로 쓰임받기를 희망한다.
국정넷포터 한미숙 (enikesa@hanmail.net)
- 2007년 1월 9일 국정브리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