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자원봉사는 자신의 성장 기회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07-01-09 |
조회수 |
7662 |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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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대운이 열리는 황금돼지해라고, 여느 해와도 다른 행복한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면서 특별히 기분 좋 은 새해를 맞이한 이들도 많겠지요. 해마다 이맘때면 한 해를 보 람되게 열심히 생활할 것을 다짐하기도 하고, 자신의 성장을 위 한 새로운 일을 결심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뭐하냐?” “궁궐에서 안내하는 활동할라고 수업 듣고 있소.” “그거 하믄 뭐 좋은 거 있냐?” “뭐 좋은 것이 따로 있겄소.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아는 거 알 려주고 하는 게 좋은 거재라. 나도 재미있고 보람되고. 그라믄 좋은 거 아니겄소.” “그래. 그라믄 한번 열심히 해봐라.” 4년 전 이맘때 한 젊은이가 고향에 계신 아버지와 새해 통화를 한 내용입니다. 그 청년은 그때 이후 햇수로 5년째 경운궁(덕수 궁의 옛 이름)에서 ‘우리궁궐 길라잡이’라는 명찰을 달고 안내 활동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대한문을 200번도 넘게 들락날락했습니다. 친구들은 ‘너 아직도 그거 해?’하며 의아 해한답니다. 그이가 한 가지 일에 재미 붙이고 오래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인데요, 사실은 그이 스스로도 놀라고 있습니다.
그이는 길라잡이 활동을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배 우고 있음에 무척 감사하고 있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주위 분들 을 보면서 ‘이런 점은 내가 꼭 배워야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도 많고, 자신이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고쳐야 할 점은 무엇 인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아주 적은 지식을 나누는 것만으로 보람을 느 낄 수 있고 또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나는 그 활동이 참 즐겁기만 하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어떤 때는 로또 복권보 다 더한 행운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고 농처럼 말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청각장애를 가진 분들을 안내했던 일인데 , 들리지 않는 분들에게 어떻게 안내를 할 수 있을까, 하겠지만, 나누려고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하는 계기이기도 했답니다. 기회가 된다면 궁궐을 한 번도 찾지 못한 시각장애인들을 모시고 안내를 해드리고 싶고, 또 머 나먼 타향살이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분들에게 우리 궁궐을 안내하는 활동을 해 보고 싶다며 소박하고 행복한 소망 을 이야기합니다.
자원봉사육성 전문단체인 ‘볼런티어21’에서는 몇 해 전부터 ‘ 볼런테인먼트(Voluntainment)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볼 런테인먼트는 ‘자원봉사로 놀자, 배워서 남주자, 자원봉사로 친 구를 사귀자, 자원봉사에 빠져들자’고 손짓합니다. 우리 궁궐 길라잡이 청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자원봉사자들이 활동을 몹 시 즐거워하고, 행복한 관계를 형성하며, 스스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합니다.
휴일이 돌아올 때마다 ‘또 무엇을 할까’ 궁리를 하지는 않으신 가요? 남부럽지 않게 살려고 정신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데 삶이 점점 각박해지고 인생에서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 는가요? 그렇다면 새해에는 자원봉사에 눈길을 돌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형용(미래사회와종교성연구원 상임이사)
- 2007년 1월 8일 문화일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