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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07-03-12 |
조회수 |
10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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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아리 ´아미´와 안양평화보육원 23년 인연
"23년 전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배와 그 아이가 어엿한 중년의 친구가 돼 있을 때 가슴 뭉클하죠"
주말인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비산동 평화보육원. 6개의 방에 100명의 아이들이 나뉘어 과외교습을 받고 있다.
아직 여드름 자국이 채 가시지 않은 앳돼보이는 과외교사들이지만 때로는 엄한 선생님처럼, 때로는 자상한 형.누나처럼 아이들의 부족한 공부를 돕느라 애쓰는 모습에서 열성이 느껴졌다.
5평 남짓한 비좁은 방에 10여명의 학생들과 4~5명의 교사들이 함께 공부를 하느라 어수선할 법도 했지만 교사나 학생 모두 표정만은 진지했다.
이렇게 2시간여의 수업이 끝난 뒤에는 교사와 아이들이 모두 어울려 요리.공작.게임 등을 함께하는 공동체 활동. 이날 준비된 것은 ´도넛 만들기´였다.
함께 밀가루 반죽을 빚고 물을 끓여 도넛을 만드는 동안 어느새 이들은 사제간이 아닌 형.누나와 동생이 돼 있었고 방 안 가득 웃음소리와 ´정´이 가득 찼다.
보육원 아동 유영일(가명.13.중1)군은 "형.누나들에게 공부도 배우고 함께 웃고 즐기는 토요일이 한 주중 가장 기다려진다"며 "장래희망이 경찰청장이라고 했더니 준비할 것들을 (형.누나들이) 알려줘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 3살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인 아이들을 매주 가르치는 교사는 서울.경기 지역 대학생 연합봉사동아리 ´아미´의 대학생들.
지난 1983년 뜻있는 몇몇 대학생들이 만든 ´아미´는 1985년 처음 이 보육원과 인연을 맺은 뒤 한주도 빠지지 않고 매주 15~20명의 학생들이 이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3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오면서 어느새 서울여대.경인교대.성신여대.서울대.숙명여대.경기대.항공대 등 20여개 학교에 회원 300명을 훌쩍 넘어섰고 1~3학년 때까지 봉사활동의 주축이 돼 활동한 뒤 졸업을 하면 보육원 아이들의 든든한 후견인이 돼 경제적 지원을 하는 안정적인 활동 체계도 갖추게 됐다.
이들은 또 방학이면 기초학력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을 모아 1~2주동안 특강도 열고 중.고생들과 함께 수련회를 가는 한편 크리스마스.생일 등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용품.옷가지 등을 선물하는 등 누구보다 좋은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대부분 졸업생들이 사비를 털어 보태거나 매 학기 1차례씩 대학가에서 여는 ´일일호프´의 수익금으로 충당된다.
4학년이라 매주 활동을 하진 않지만 아이들이 보고 싶어 이날 보육원에 들른 김민경(21.여.서울여대)씨는 "보육원 아이들이 그늘졌을 거라는 편견은 직접 와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한번만 보면 금세 깨진다"며 "다만 아이들이 어려운 점은 경제적인 면인데 해줄 것은 많지만 해줄 수 있는 게 한정돼있어 그게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취업난 등으로 신입생들의 참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김예하(20.여.서울여대 3학년) 아미 회장은 "취업에 봉사가산점 등이 반영되면서 학생들의 문의나 관심은 늘었는데 실제 매주 활동하는 인원은 줄었다"며 "활동회원이 많을수록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늘어나는 만큼 신입생 유치가 가장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녀는 또 "그래서 자원봉사확인서 등을 발급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선배들이 ´그런 식의 대가를 바라는 아이들이 우리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며 반대해 그만뒀다"며 "마침 신입생 모집기간이니 뜻있는 학생들에게 홍보해달라"며 홈페이지(www.amis.or.kr) 주소를 건넨 뒤 활짝 웃었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 2007년 3월 12일 안양=연합뉴스 - |